KBS1-TV 내 멋대로 산다 (전남 영광 산골마을 부부)
방송일 : 2019년 3월 18일(월) ~ 3월 22일(금) / 오전 7:50~8:25
1부 줄거리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조용한 야산 아래,
늘 즐거운 부부 강정순 씨와 강금선 씨가 산다.
정순씨는 현악기를 만들고 금선씨는 도자기를 빚으나
부부는 생계를 위해 자동자 정비를 하고 도자기를 팔곤한다.
만족하는 현실을 살아가는 부부, 오늘도 그들만의 이중생활이 시작된다.
지금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루하루 일상에 쫓기는 이들의 마음속에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꿈 하나쯤은 남아 있을 터.
하지만 세상의 잣대에 맞춰 살다 보면
꿈꿨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강정순(50), 강금선(55) 부부는
용기 있는 사람들일지 모른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기꺼이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사는 곳은 전남 영광의 산속.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발전을 하고,
상수도 시설도 갖추어져 있지 않아 지하수를 쓰고 있다.
게다가 눈이라도 오면 산길을 차로 왕래할 수 없어
발길이 묶이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조금이라도 편한 걸 찾는 세태에
부부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는 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정순 씨는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를 만들고,
아내 금선 씨는 도자기를 빚는다.
이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지만
아직은 돈이 안 되는 일이라서
생활비는 최소화해야 한다.
반찬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농사도 짓고,
웬만한 물건은 사지 않고 헌 것을 얻어다 쓴다.
때로는 원치 않는 일도 해야 한다.
정순 씨가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걸 힘들어하는 두 사람에게
산골 생활은 고생이 아니고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삶을 꾸려가는 방식이다.
세상 사람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는 두 사람,
그래서 내 멋대로 살아간다는 이들의 삶을 통해
잘 산다는 것, 충만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 그 남자 이야기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만나게 되는 집 한 채.
전남 영광의 산속에는 강정순(50), 강금선(55) 부부가 산다.
정순 씨는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후 기업에 취직했지만
매일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하루하루 지쳐갔다.
내성적이어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관계를 맺는 일이 유난히 버거웠기에
직장생활은 더 힘들었다.
때마침 IMF 한파가 찾아오면서 직장을 더 다닐 수 없게 되자,
그는 다른 직장을 찾아 나서는 대신 ‘내가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를 자신에게 물었고 곧 답을 찾았다.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현악기 만드는 공부를 하려고 영국으로 떠났다.
나이 서른이 넘어서였다. 나이 들어 고생하는 부모님께 손 벌리는 게 죄송해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해가며 4년의 유학 생활을 마쳤다.
‘이제 악기 만드는 일을 하며 살아야지’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악기를 만들어도 팔 곳이 없었다. 그때 정순 씨는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시골에 가서 농사지으며 살자는 결심을 하게 된다.
# 그 여자 이야기
금선 씨가 정순 씨를 만난 곳은 귀농학교였다.
농촌에 정착하는 방법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에서
두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설계했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금선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가 골프장과 콘도 등에서 관리직으로 일했다.
정순 씨처럼 금선 씨도 직장생활이 쉽지 않았다.
말수가 적고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그녀에게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그 일은 잘 맞지 않았다.
서로 닮은 점이 많았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만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마땅히 살 곳이 없어 정착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또 고달픈 생활을 해야 했다.
정순 씨는 악기를 수리하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금선 씨는 식당일을 하며 집 지을 돈을 모았다.
드디어 산골에 두 사람만의 터전을 마련한 후,
금선 씨는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았다.
흙과 친구 하며 놀며 그녀는 도예가로서 새 인생을 시작했다.
# 삶이 다 똑같을 필요가 있나요?
두 사람의 보금자리, 산속의 아담한 집은 겉만 보면 낭만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문명의 혜택을 덜 누리는 곳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발전을 해서 쓰기 때문에
전기 소모가 많은 전자제품은 아예 쓰지 않는다.
그 흔한 텔레비전도 없다.
또 수돗물도 나오지 않아 지하수를 끌어다 쓴다.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는 한참을 나가야 하니,
고립 아닌 고립의 생활을 하는 셈...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겐 이해가 안 가고
‘사서 하는 고생’이라고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곳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정순 씨는 현악기를 만들고,
금선 씨는 도자기를 빚으며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간다.
마음은 더없이 여유롭고 평화롭지만 그걸 위해 감수해야 할 것도 있다.
악기와 도자기를 팔아서는 먹고 살 수 없어
정순 씨는 매일 자동차 정비공장에 나가 기름때 묻히며 일을 한다.
금선 씨도 내키지 않는 일을 한다.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들고 나가 파는 일...
풍요를 좇아 사는 이들과는 다른 삶을 사는 부부,
내 멋대로 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한가?’라는 물음을 다시 한번 던져 본다.